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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피플 인터뷰
 이 대법원장 "변호사는 안 할거야!"
"내가 대한민국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해주는 셈 아니냐?"
24일 6년 임기를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이용훈(70.고등고시 사법과 15회) 대법원장은 유쾌하고 명료했다.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법원장 공관에서 기자들을 맞이한 그는 마침 전국을 휩쓸고 있던 '안철수 신드롬'을 화두로 꺼내 들었다.

"안철수씨가 우리나라의 희망처럼 떠올랐던데. 왜 그 사람이 갑자기 국민의 지지를 받는 스타가 됐는지 곰곰이 생각해봤어. 내가 분석한 바로는 국민이 좌파다, 우파다, 진보다, 보수다 하고 싸우는 데 지친 게야"

◇내가 좌파라고? = 이 원장은 다시 자신을 겨냥했다. 어쩌면 퇴임을 앞두고 꼭 한 번쯤 '해명하고픈' 스토리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는 "언론들이 내가 사법부를 좌편향으로 이끌었다고 썼던데 나를 좌파로 보면 대한민국 국민 중에 누가 우파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전제한 뒤 "나는 우파라고 해야 맞는데 언론에서 좌파라고 말하는 걸 보니, 내가 대한민국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해주는 것 같아 그야말로 금상첨화야"라며 껄껄 웃었다.

 "대한민국은 운이 좋은 나라야. 오세훈 시장이 왜 사퇴를 할까 처음엔 마땅찮게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국민이 정치권에 바라는 걸 일찍 드러나게 하는 계기가 됐던 것이지. 내 퇴임도 국민이 사법에 바라는 게 무엇인지 표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을 텐데…"

◇도덕성의 사표가 돼야 = 이 대법원장은 언론에 섭섭한 것도 있다고 했다. 

론스타 사건이 대표적이다. 론스타 사건은 검찰이 9개월 수사를 하면서 체포·구속영장이 12번이나 기각됐다. 검찰은 이용훈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외환은행 민사소송을 수임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한 적도 있었다.

이 원장은 예전 청문회에서 '론스타 영장 기각에 간여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아야 했다. 그는 "신문의 오보는 영원한 것이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언론은 조그마한 문제도 지적하는 것이 사명이니까 그 나름대로 감당해야 하는 것도 안다"는 답도 내놨다.

2000~2005년 변호사 시절 삼성에버랜드 사건을 맡은 게 구설수에 오르는 바람에 전원합의에는 관여도 하지 못한 적도 있다.

전원합의는 원래 대법원장이 이끄는 심판 방식이다. 그런데 원장이 빠졌으니 위신이 구겨질 만도 했다.

이 원장은 "대법원장 욕먹이는 일이니 소부에서 해달라고 했는데 대법관들이 그것도 안 받아 주대"라며 아쉬운 감정도 슬쩍 드러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은 "대법관이라는 사람들이 인정머리가 없지만 (웃음) 법원이라는 데가 원래 그런데야"였다.

이 원장은 도덕성 문제만큼은 당당하다고 자신한다. 무릇 대법원장이라면 도덕성에서는 한 나라의 사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강한 그립? 장악력 = 이용훈 대법원장은 사법부에 대한 장악력이 강했다는 평가가 있다.

불구속수사 원칙 때문인지 재임기간 내내 갈등이 있었던 검찰에서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이용훈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곤 한다. 그만큼 이 원장의 '그립'이 강했다는 뜻이다.

그는 장악력을 묻는 질문에 "6년간 대법원은 물론 고등법원, 지방법원 어디에도 사건과 관련해 단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철저하게 법관의 독립, 재판의 독립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단다.
이 원장은 "그러니까 그런 판결이 나왔지. 내가 봐도 이상한 판결이 있던데"라며 또 웃었다.

이용훈 사법부에서 '튀는 판결'이 많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결국 튀는 판결도 법관의 독립에서 비롯됐다는 뜻이다.

'웬만하면 자제하라는 말도 한 번 해보지 않았느냐'고 묻자 "한 사건이라도 그렇게 하면 소문이 쫙 퍼진다"는 답이 돌아왔다.

◇"취업자리 좀 알선해달라" = 이용훈 대법원장은 1994년부터 대법관을 하고 퇴임한 뒤 변호사 개업을 했다가 다시 대법원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번에 퇴임하면 변호사로 개업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청문회 때 어떤 의원이 퇴임 후 변호사 하지 말라고 해서 영리활동을 하는 변호사는 하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사무실을 열려면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결국 변호사 사무실은 열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오라는 데가 없어서 집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기자들이) 취업자리를 좀 알선해달라"

이 대법원장은 퇴임 후 대법원 인근 서초동에 살 예정인데 서울 살면서 강남에 자리 잡는 건 처음이라고 한다. 역촌동, 충정로 등지로 옮겨다니다 원장 된 후엔 줄곧 공관에 살았다.

◇'수사기록 던져버려라'의 진의는 = 이용훈 대법원장이 편 사법행정의 핵심 중 하나가 바로 공판중심주의다. 사전에 수사기관 등에서 제출된 기록에 의존하지 말고 공판에서 나온 증언을 중심으로 법관이 판단하라는 취지의 개념이다.

이런 공판중심주의와 관련해 검찰 등 수사기관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목이 과거 이 원장이 "수사기록을 던져버려라"고 법관들에게 주문했다는 일화다. 이용훈 사법부가 검찰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하나의 원인을 제공했던 일이기도 하다.

이용훈 원장은 그러나 "나중에는 사실인양 굳어졌지만 실은 그게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전에 가서는 민사기록에 붙어있는 형사기록을 검증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형사사건은 조서를 동의하지 않으면 증거로 못쓰지 않나. 그런데 민사재판에서 그걸 증거로 쓰면 되느냐고 지적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즉 이 원장이 그때 한 말은 '민사기록에 첨부된 수사기록을 던져버려라'는 뜻이었다.

이용훈 원장은 "수사기록을 던져버리라고는 하지 않았지. 물론 검찰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제한하는 정책을 펴기는 했지만…"이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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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People    입력 : 2011-09-23 00: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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